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 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
낸시 파머(Nancy Farmer), 김경숙 | 살림Friends | 201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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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뛰어난 머리? 강한 힘? 아니면 정보망?
밝은 귀, 멀리 보는 눈, 긴 팔, 세 탐정의 긴 여정의 시작은 돈을 벌어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원초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끝까지 추적을 포기하지 않은 건 암코끼리와 마스크 일당의 손아귀에서 아이들을 구하고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 때문이었다.
세 탐정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생김새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고 똑같이 상처를 입는다. 어떤 때는 너무나 무력하고 한심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따뜻한 마음씨와 곧은 신념을 지녔고 납치된 세 아이들과 짐바브웨를 구하기 위해서 죽음까지 불사한다. 이들은 만화책이나 영화에 나오는 무적의 영웅은 아니지만 그들 못지 않은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는 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마치카 장군의 세 아이들 텐다이, 리타, 쿠다 역시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들이다. 비록 온실에 갇힌 채로 자라 지하철 하나 제대로 탈 줄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일 때마다 재치 있는 행동으로 빠져나가고 도움 받을 곳을 찾아 떠도는 과정에서 어엿한 장군의 아이들로 성장한다.
아이들이 모험을 하면서 얻은 것은 ‘부모님 몰래 집을 나가면 안 된다.’라던가 ‘낯선 사람(동물)을 함부로 따라가면 안 된다’따위의 누구나 아는 단순한 교훈이 아니다. 모험을 하며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 나쁜 사람, 버림받은 사람, 순수한 사람, 전통을 지키는 사람, 간사한 사람, 겁 많은 사람, 용감한 사람,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며 보낸 시간은 아이들을 한층 성장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짐바브웨는 실제론 아프리카의 작고 가난한 국가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2194년에는 첨단 기술이 발달해 집집마다 가사일을 돕는 로봇이 있고 날아 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모든 질병을 완벽하게 근절해 질병 사망자가 없는 첨단 도시로 묘사된다. 이런 첨단 도시는 아프리카의 전통과는 거리가 멀지만 짐바브웨의 사람들은 전통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찬양시를 읊어 마음을 치료해 주는 멜로워가 여전히 존재하고 선조의 혼령이 후손들을 보살펴 준다는 믿음도 간직하고 있으며 그들의 토속 신과 영매를 믿고 있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생활 양식도 많이 변했지만 전통을 버리지는 않은 것이다. 그들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성스러운 구역을 만들어 바깥 세상과 담을 쌓고 보호하기까지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전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약 200년 후 우리나라는 짐바브웨처럼 전통을 유지한 채 발전할 수 있을까? 책에서 묘사된 짐바브웨처럼 우리나라도 첨단 기술과 전통이 이상적으로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싶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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