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드라이브 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Hiroshi Okiwara), 신유희 | 예담 | 201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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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했더라면, ~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지나간 삶을 아쉬워한다. 잘 못 된 선택 때문에 중요한 일을 그르쳐버린 것을, 일을 망치진 않았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을. 그리고 그때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지 한번쯤 상상해 보곤 한다. ~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가 아니라면. 하지만 현재 과학 수준을 봤을 때, 그 때로 되돌아가는 건 아무래도 살아 생전엔 힘들겠지 싶다. 그렇다면,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놔두고 새롭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젊은 날의 꿈을 되집어가는 노부로의 상상 속에서, 동경하던 회사에서 일하는 노부로의 모습은 현실과 다르게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이상적이다. 노부로와 함께 내가 원하는 삶을 상상해 보았다. 규율이나 돈, 지위 따위는 신경쓸 필요 없이 이상만을 추구해 나가는 삶. 현실적으론 이루기 힘들 그런 삶을 살고 싶어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이지만 앞서 적은 현실적인 가치를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현실에 만족하며, 만족하는 척 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노부로가 택시 기사로 일하게 된 것은 결코 불행의 시작이 아니다.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젊은 날로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은행원으로 남아있었다면 어쩌면 정년퇴직을 하고 노년을 맞을 때까지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흘러가는 대로만 살아가는 삶에 만족했을지도 모르니까. 은행원으로서의 삶을 짧게 끝내고 택시기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 보는 것이다.

 늦게나마 차선을 바꿔 방향을 꺾은 노부로의 앞길에 유채꽃밭이 가득 펼쳐져 있을지 또 다른 지루한 길만이 계속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인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거다. 

 어쨌든, 재미있지 않을까?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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